▲시니어블레싱라이프사역원 소장 김병호 박사.     © 크리스천비전

   많은 코리안-아메리칸 이민자들은 낯선 곳에서 자신들이 연약한 존재와 같다는 심리적 불안을 가지고 있다. 이민자들은 몇 가지 다양한 사회 문화 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동화주의(Assimilation), 복합주의(Pluralism), 융합주의(Melting Pot) 형태로, 이중 문화, 이중 구조를 소유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갈등하다가 제3의 문화인 '융합주의'의 형태로 적응하는 예가 많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겪는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심리적인 고통은 그 나라 사람들보다 휠씬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삶의 전반적인 충돌과 충격’을 겪게 된다. 그 충돌이나 충격으로 코리안-아메리칸이나 이민자로서 삶을 살았던 아브라함이나 야곱과 요셉, 엘리멜렉과 나오미, 다니엘과 세 친구, 모르드와 에스더, 에스라와 느헤미야, 그리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바울과 디모데 그들 모두는 자신을 의지하는 것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어니스트 라이트가 말한 그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 안에서 하나님의 위대한 활동적 사역'으로 오늘날 많은 이민자들이 하나님의 목적에 맞게 섬길 수 있도록 특별하게 준비된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는 물흐듯 흐르게 하지만 가끔은 역류하는 현상을 통해 선교의 화석화(fossilization)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깨우곤 하셨다. 이 흐름에 역류한 구약에 룻이 있다면 신약에서 유대 땅에 이댤랴의 백부장으로 온 고넬료가 있다.

   크리스퍼 라이트는 그의 책 <하나님의 선교>에서 “고넬료는 이미 어떤 의미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회심했다. 누가는 이 복음이 예루살렘 유대인들로부터 사마리아인 들에게로, 다시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 에디오피아 내시(행 8장)에게로 그 다음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 고넬료(행 10-11장)에게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짜 이방인 헬라인들과 다른 국적의 사람들에게로(안디옥) 꾸준히 전진해 나가는 것을 보여 준다(크리스퍼 라이트.<하나님의 선교>. 649-650쪽)”고 했다.

   하나님은 나오미와 룻의 선교 방법을 통해 구심적 선교(centripetal)인 '밖에 있는 사람들을 안으로 끌러 당겨서 구원하는 방법'으로 마치 자석이 가진 자력과 같이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로 이끄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아서 글라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 생명의말씀사. 99쪽).

이렇듯 하나님의 선교 방법은 이방인 들에게 때로는 이민자인 룻과 같은 사람들을 통하여 이 땅에서 이민자들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엘리멜렉과 나오미가 고향과 조국을 떠나 낯선 모압 땅에서 그리고 룻이 유대 땅에서 이민자로서 살며 주변 사람들과 문화에 동화되어 갈때,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구속사적 역사에서 거시적으로 일하고 계셨다는 것이다.

   이 위대한 활동적 사역자의 헌신이 다윗 왕의 증조부가 되었다는 것은 이민자로서 아픔과 고통을 겪지만 하나님의 거시적 활동 반경 안에 우리를 통해 역사하실 것을 믿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땅에 그리스도의 종자 씨가 되기 위해서 이 위대한 활동적 사역자로, 복합문화 사회 속에 역사적으로 어떻게 하나님께서 삶에 개입하셨고, 어떤 모양으로 함께 하셨으며, 어떻게 공동체 위에 역사하셨는지에 대해 하나님의 마음으로 선교를 보았으면 한다.